지난해 1월, 전세금 1억1천만 원을 내고 경기도 부천의 한 빌라에 터를 잡은 25살 A 씨.
대출을 받아 구한 집은 어느 순간 '빌라왕'으로 불리는 김 모 씨 소유로 바뀌었습니다.
김 씨가 갑자기 사망하자 결국, 전세금을 떼일 위기에 처했습니다.
전세금보증보험을 들었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(HUG)에서는 임대인이 죽어서 돈을 줄 수 없다는 말이 돌아왔습니다.
다음 달 계약 만기를 앞둔 A 씨는 막막하고 두렵기만 합니다.
[A 씨 / 경기도 부천시(피해 세입자) : 꿈이라고 생각해요. 이게 또 마이너스(대출)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그런 거부터…그냥 모든 걸 다 놓은 느낌이에요.]
'빌라왕'의 악몽은 두 달 전 결혼한 신혼부부에게도 덮쳤습니다.
빌라 전세 보증금이 묶여 신혼집 계약을 취소해야 했던 43살 B 씨.
행복해야 할 신혼 생활도 한순간에 엉망이 되었습니다.
[B 씨 / 경기도 수원시(피해 세입자) : (아내가) 멍하니 있거나 울기만 하고… 아기까지 유산하다 보니 우울증이 완전히, 너무 깊어졌어요.]
3년 동안 천 채의 집을 사고팔던 김 씨가 사망해 전세금을 떼일 위기에 놓인 세입자는 최소 수백 명에 달합니다.
정부는 세입자들이 당장 쫓겨나지 않도록 조처해주겠다고 했지만 계약 조건과 상황이 모두 달라 주거 안정을 보장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.
[김은지 / 서울 화곡동(피해 세입자) : 보험을 안 든 게 아니고 못 든 거예요. (계약 당시에는) 지어진 지 1년이 안 된 집은 보증보험이 안 되게 (법이) 되어 있었어요.]
피해자 대부분은 사회 초년생이거나 신혼부부로 전세 대출 연장만이라도 보장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.
[김은지 / 서울 화곡동(피해 세입자) : 다 포기한 게 맞는 것 같아요. 그냥 희망도 없고….]
[A 씨 / 경기도 부천시(피해 세입자) : 일단 대출 연장만이라도 잘 되길 바라요. 예외적인 경우라고 했으니까 예외적인 어떤 무언가를 만들어서….]
체납액이 일정 금액을 넘어서면 추가 집 매수를 막는 방안을 추진하고 보증보험 심사 절차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.
YTN 강민경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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